겨울의 기운이 들어서는 입동에 서촌초 학생들과 마지막 수업을 하였습니다.

봄, 여름 그리고 가을, 겨울의 시작을 함께 보낸 학생들과의 마지막 시간입니다.

지난 수업 때 무와 쪽파를 수확하고 나니 밭에는 배추와

배추 밑에서 자신은 아직 자라고 있다고 존재감을 알리는 아욱이 있었습니다.

오늘은 마지막 수업이기에

지난 가을부터 쑥쑥 자란 배추를 수확하였습니다.

선생님께서 배추를 잘라주시면

학생들은 겉잎을 떼고 겉잎들을 한 밭으로 모았습니다.

배추에 있는 벌레들이 학생들에게 배추를 반갑게 만나는데 장애물이 될 줄이야 ^^;

그래도 학생들이 늦더위에도 물 열심히 주고 잘 키워온 배추를

준비해온 봉투에 두둑히 담아가는 모습에 마음이 뿌듯해집니다.

그리고 내년을 바라보며

텃밭의 끝에 두 줄의 우리밀을 심었습니다.

한겨울에 아무 것도 없는 것 같지만,

사실 땅에서는 내년을 준비하고 있다는 것을....!

한 해 동안 함께 한 밭에서의 활동을 매듭짓고

교실에서 차분히 한 해를 돌아보는 시간 가졌습니다.

선생님께서 준비해주신 질문지에 답하며

텃밭에서의 한 해를 돌아봅니다.

농사를 처음 지은 올해,

농사를 통해 달라진 우리의 모습, 나의 모습을 떠올려봅니다.

직접 몸을 움직여 땀흘려가며 일군 텃밭,

그 안에서 만난 작물들, 무수히 많은 생명들,

친구들과 협동하여 만들어간 시간들,

직접 키운 작물들로 밥상의 한 켠을 채웠던 순간들...!

이 수많은 순간들을 한명 한명의 이야기를 들어보며 돌아보았습니다.

부끄럽게 읽어내려가지만

그 안에 학생들의 진심이 고스란히 담겨 있어

마음이 뜨끈해지는 순간들도 있었습니다.

힘들었지만 즐거웠던 농사시간을 잊지 않고

몸을 움직여 내 삶의 한 부분을 채워나갈 수 있는 서촌초 학생들이 되길 바라며

2016년 서촌초 텃밭활동 마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