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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사업] [ 20120608 신천중 텃밭 ] 일상이 된 밭일과 절기 이야기

최고관리자
2016.02.16 15:48 11,597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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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의 둘째주 금요일입니다.
일주일에 한번씩 느림과 함께 텃밭에서 만난지 두달이 되는 날입니다.
손을 꼽아보면 9번째 만남이지만 쉼은 신천중 친구들에게 꽤나 익숙해져 있습니다.

< 일상이 된 밭일 >

왼손잡이라 항상 오른손으로 호미잡기를 힘들어하는 친구가 누구인지 알고
밭에만 나오면 햇빛과 농사일이 힘든지 잠깐 밭에 들렀다 그늘에 자리를 잡는 친구가 누구인지도 알고 있습니다.
이주 전 또는 한달 전, 텃밭에 어떤 작물을 심고 어떤 씨앗을 뿌렸는지 정확하게 기억하는 친구를 알고 있습니다.
텃밭에 도착하면 슬며시 다가와 누가 눈을 보며 인사할 지, 누가 손을 슬쩍 내밀며 인사 할 지도 알아 맞히고
누가 제일 먼저 자신의 모듬 텃밭에 들러 작물들과 눈을 맞출 지도 알아 맞히고
텃밭을 정리 할 무렵 작물 들에게 물주는 일을 누가 제일 열심히 하는지도 어느 정도 예상하고 있습니다.

가끔은 예상이 빗나가긴 하지만 함께 농사를 짓고 이야기를 주고 받고 카메라에 텃밭과 학생들의 모습을 담다보니 어느덧 텃밭에서 친구들의 모습이 자연스럽고 익숙합니다.

쉼이 신천중 친구들에게 익숙해진 것처럼 친구들은 텃밭과 텃밭의 작물들과 그리고 농사일들과 많이 익숙해졌습니다.
호미 잡는 모습도 달라졌고, 잎채소를 수확할 때 지신감도 가지게 되었고, 간혹 하게되는 씨앗 뿌리기나 모종 옮겨심기는 식은 죽 먹기처럼 정확하게 기억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밭에 도착하면 수확을 하고 밭을 다듬고 물을 주는 일은 당연한 일처럼 반복해서 해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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밭을 관찰하던 중 강남콩 옆에 터를 잡아 쑥쑥 크고 있는 명아주가 눈에 띄었습니다.
명아주는 흔히 볼 수 있는 잡초라 밭의 작물들을 생각하면 뽑아주는 것이 맞지만 크게 자란 것은 단단하기로 소문이 나 할아버지 할머니의 지팡이를 만드는 데 사용이 된다합니다.
이왕 우리 밭에서도 튼튼하게 자라고 있으니 크게 키워 지팡이를 만들어 보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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밭을 관찰하는 도중 반갑지 않은 작은 손님들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는데, 28점 무당벌레가 성충으로 모양을 잡아가고 있는 중입니다.
이렇게 곳곳에서 보이기 시작하니 슬슬 텃밭의 앞날이 걱정되기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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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관찰하기, 수확하기, 토마토 순 자르기, EM섞어 물주기 등의 해야되는 농사일을 마치고 교실로 돌아왔습니다.


< 절기 이야기 >

일찍 교실에 들어와 차분히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오랜만입니다.
오늘은 느림이 절기달력을 가지고 와서 보여줍니다.

절기가 뭐냐구요?
농사를 짓다보니 깨닫게 된 것이지만 농사는 계절의 변화와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1년에 봄, 여름,가을,겨울 4계절이 있는데 계절과 계절 사이에 다양한 기후가 존재하고 또 그 때가 되면 작년, 재작년 또는 훨씬 이전부터 그랬던 것 처럼 날이 맑고, 비가 많이 오고, 또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고 심지어는 개구리가 잠에서 깨어나기도 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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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사실들을 어떻게 알았을까요?
아주 오래 전 옛날에는 하늘의 해를 바라보고 낮과 밤의 길이를 측정하면서 하지, 입추, 동지, 입춘을 알았고 사이사이의 절기 이름을 붙였는데 이것이 24절기이며 기상변화와 자연의 변화를 관찰하면서 1년이라는 순환에 대해 깨닫게 되었답니다.

그리고 오랜 시간이 흐른 오늘날에도 신기하게 절기에 따른 날씨는 잘 맞고 있습니다.
올해 씨를 뿌릴 즈음인 청명엔 하늘이 아주 맑았고, 곡우에는 어린 새싹들이 잘 자랄 수 있게 듬뿍 비도 뿌려주었거든요.

하지만, 요즘들어서는 간혹 절기와 날씨가 맞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비가 와 주어야 하는 요즘 비가 올 생각도 하지 않는 것처럼 말입니다.

농사를 짓다보니 예전엔 비가 오든 오지않든 불편함을 모르고 살았는데
이제는 제때 비가 오지 않는 일이 쉽에게는 불편한 일이 되었습니다.
밭의 작물들이 가뭄에 잘 자랗 수 있을까 하는 걱정에 조바심을 내게되고 일기예보도 들여다보게 되니 말입니다.

참, 그리고 지금의 절기는 망종입니다.
망종은 벼나 보리 따위같이 수염이 있는 까끄라기가 곡식의 종자를 뿌리기에 적당한 시기라는 뜻으로 보리베기와 모내기가 이루어집니다.
모내기도 하고, 보리도 베야하고 밭에서 김매기도 하느라 농부는 발등에 오줌을 눠야 할 정도로 바쁜 절기입니다.
망종에는 불떼던 부지깽이도 일을한다고 합니다.
우리는 논이 아니라 밭에서 농사를 짓기 때문에 풀만 뽑아주면 되는데, 신천중 텃밭은 풀이 많지 않아 그나마 덜 분주한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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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림이 칠판에 동그한 원을 네부분으로 구분해서 하지, 입추, 동지, 입춘을 써 넣은 후, 이 시기들 사이의 절기와 날씨에 대해 설명해주었고 모둠별로 앉은 학생들은 달력 속에 작은 글씨로 숨겨진 절기들을 확인했습니다.

절기에 대한 설명도 듣고 재미난 이야기도 들으니 매일 봐 왔던 달력이지만 한장씩 넘길때마다 숨은 보물을 찾아가는 것 처럼 많이 즐거워 했던 시간이었습니다.

그렇다면 이런 절기에 따라 우리 주변에서는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관찰해 보는 건 어떨까요?

이른바 '동네자연관찰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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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기에따라 꽃을 피우는 풀, 날씨변화에 따라 입고 다니는 옷의 변화, 하늘의 색깔이나 멀리 보이는 산의 색, 사소한 모든 것들을 카드에 담아보면 재미있는 사실들을 알게될 것 같습니다.
또, 자연의 변화를 잘 느끼고 그에 맞게 살아가는 현명한 사람이 될 것도 같습니다.

                                                                                                                                                 2012. 6.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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