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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사업] [20120622 신천중 텃밭] 완두콩 수확하기와 강아지똥으로 알아가는 유기농사

최고관리자
2016.02.16 15:51 12,195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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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보다 먼저 텃밭에 도착한 느림과 쉼은 일주일 사이 노랗게 변해버린 완두콩을 보고 놀랐습니다.

 

 

 

매일매일이 아닌 일주일에 한번 밭에서 만나는 우리는 그때그때 수확을 할 수 도 없기때문에 지난주 완두콩의 수확시기를 뒤로 미룬 것이 아쉬웠습니다.

꼬투리 안에서 말라버린 완두콩은 씨앗으로 저장해도 되고, 다시 물에 불려 음식을 만들어 먹으면 되지만 맛은 마르지 않은 완두콩 보다는 덜 할테니까요.

 

 

 

<완두콩 수확하기 >

 

완두콩을 수확하기 위해 낫을 사용해서 베어냅니다.

완두콩의 뿌리가 워낙 깊은데다 올해는 유례없는 가뭄때문에 더욱 단단히 뿌리를 내렸을 테니까요.

 

 

 

완두콩의 덩굴손이 타고 올라갈 수 있도록 세워주었던 나뭇가지 지주대를 철거하고 있습니다.

생각보다 완도콩은 키가 크게 자라지 않고, 또 파종을 하고 거두는 데도 두달밖에 시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멘델이 유전법칙을 발견하는데 완두콩을 사용한 것도 한세대의 기간이 짧은 것이 큰 몫을 했다는데, 신천중 농부들에게는 덕분에 열매작물을 맨 처음으로 수확하게 하는 기쁨을 맛보게 해 주었습니다.

지주대로 사용했던 나뭇가지는 신천중 텃밭 한켠에 쌓여있던 잡목들로 부터 얻었으니 다시 그곳에 잘 쌓아두면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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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실에 돌아와선 꼬투리를 골라내고, 또 꼬투리를 열어 완두콩을 쏙쏙 꺼내었습니다.

수확한 완두콩의 일부는 가장 튼튼하고 좋은 것을 골라 창가에서 건조시켜 내년에 사용할 종자로 남겨둘 예정입니다.

사실 씨앗, 종자는 살아있는 생명체가 계속해서 번식하기 위해 남겨두는 가장 소중한 것입니다.

씨앗을 감싸고 있는 껍질은 씨앗을 보호하기 위한 방어막이고 사람들이 맛있게 먹고 영양분을 취하는 열매는 씨앗이 자라기 위한 영양분입니다.

이렇게 작물에겐 소중한 것이 씨앗이고 종자이니 수확한 후 다 먹기 전에 좋은 것으로 미리미리 남겨두는 것도 농부의 일 중의 하나입니다.

 

 

 

꼬투리를 열어보니 속이 빈 것도 있고, 완두콩이 여덟개나 꽉 찬 것도 있습니다,

여덟개가 가득 찬 완두콩은 내년 농사를 위해 보관할 씨앗이 될 것 입니다.

 

 

 

< 잎채소 수확하기 >

 

완두콩을 수확하려 하는데 한두방울 비가 떨어졌습니다.

 

 

 

104년만의 가뭄이라 그간 텃밭에 열심히 물을 줘도 메마른 흙을 보며, 쉽은 비를 조금 맞더라도 비가 더 내려주었으면 기대했습니다.

신천중 학생들은 텃밭에서 내리는 비를 맞는 것이 어땠을까요?

즐겁기 보다는 옷 젖을 걱정, 머리가 젖을 걱정이 더 큰 듯 합니다.

 

 

 

오락가락 비로 급한 마음에 완두콩 수확을 빨리 끝내고 나니, 날은 서서히 개이기 시작하고 비는 다행히 수업 중에는 오지 않았습니다.

언제나 처럼 잎채소를 수확하고 밭도 정리해주었습니다.

 

 

 

< 대파와 들깨 옮겨심기 >

 

완두콩을 수확한 빈 자리는 한켠에 뿌려 두었던 들깨를 4개~6개 정도 옮겨심고

또 나머지 자리에는 겨울이 지나도록 쏙쏙 뽑아먹는 재미가 있는 대파를 심기로 했습니다.

대파는 6월 말과 7월 초가 옮겨심는 시기입니다.

또 보기에는 야들야들 힘이 없어 보여도 추운 겨울을 날 정도로 생명력이 강한 작물이기도 하구요.

우리가 감기가 걸릴 경우 대파의 뿌리를 달여서 먹으면 좋다고 합니다.

이 외에도 대파를 넣어 먹으면 맛있는 음식들 이야기가 이어졌는데

삼겹살에 파절이, 곰탕과 설렁탕에 송송 썰어 넣은 파, 아빠의 단골 술안주인 골뱅이 무침 등 음식이야기를 하니 빨리 저 파를 키워서 먹어야겠구나 하는 생각과 함께 군침까지 돌았습니다.

 

 

 

먼저, 밑거름을 주어 밭을 다시 만들고

느림이 직접 씨를 뿌려 싹을 틔어 온 대파로 자랄 실파를 심었습니다.

옮겨 심을 자리는 깊게 골을 주었고 대파는 눕혀 심은 뒤 맞은편 둔덕의 흙으로 덮어주었습니다.

 

 

 

촘촘히 여러가닥을 한꺼번에 심었지만 파만큼 쉼같은 주부들에게 유용한 작물도 없으니

커가는 자리가 비좁아질때마다 솎아서 뽑아먹는 재미가 솔솔할 것 같습니다.

가지런히 눕혀져 있는 모습도 예쁘기는 한데 다음주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지가 더 기대됩니다.

 

 

 

들깨는 모종삽으로 뿌리가 내린 흙까지 함께 떠와 넓은 간격들 두고 심었습니다.

지금은 아주 작지만 많은 자리를 차지할 들깨니까 넉넉하게 심는 것이 좋습니다.

 

 

< 옥수수에 물주기 >

 

 

옥수수에 웃거름을 주냐구요?

요즘 가뭄이 심해 옥수수도 잎이 조금 마른 듯 했습니다.

그래서 흙 전체에 물을 주는 것 보다 땅을 조금 파서 옆으로 흘러내리는 물 없이 뿌리가 물을 흠뻑 흡수하도록 옥수수에 물을 주었습니다.

정말 효과가 있어서 옥수수 잎이 마르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 텃밭의 작물들 >

 

 

작물들은 무럭무럭 잘 자라고 있지만 간혹 토마토에는 문제가 생기고 있습니다.

위에서 보면 먹음직한데 밑을 보면 썩어 들어가니까요. 한가지 걱정이 더 생긴 것 같습니다.

 

 

< 강아지똥으로 이해하는 유기순환 농사 >

 

기억하고 있을지 모르지만, 느림은 신천중 텃밭에선 유기농으로 농사를 지을 거라고 했습니다.

유기농은 많이 들어보긴 했지만 설명하라면 아직도 알송달송한 말입니다.

하지만, 텃밭에서 농사를 짓는 일을 우리의 유기농 농사를 생각해보면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닙니다.

자연에서 나고 얻어진 작은 것들이 연결고리를 따라 흙에서 작물로 그리고 음식에서 배설물로,

그리고 다시 흙속의 양분으로 끊임없이 돌고도는 모습을 생각하면 어렴풋이 알아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어려운 유기농을 쉽고 예쁜 동화로 소개한 책이 있습니다.

한번쯤은 책이나 TV 만화로 본 경험이 있을 정도로 아주 유명한 이야기입니다.

쉼은 책으로도 만화로도 모두 다 보았지만 그건 농사를 짓기 이전이었고 농사를 짓기 시작한 후 처음으로 오늘 읽어보게 되었습니다.

 

새들도 거들떠 보지 않는 쓸모없다고 여겼던 강아지똥이 흙과 섞이고 또 민들레의 몸 속으로 녹아들어 결국 노란 민들레꽃을 피울 때 꼭 필요한 양분이 되었다는 이야기인데, 먹고 소화하고 남은 찌꺼기 또는 배설물이 다시 식물이 자라기 위한 영양분이 된다는 평범한 사실 속에서 어렴풋이 순환이라는 고리를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꼭 책이 아니더라도 이전에도 소개했 듯 신천중 텃밭에서는 순심이가 아침마다 열심히 거름을 준 흔적을 목격 할 수 있습니다. 처음엔 똥이라며 호들갑을 떨던 친구들이 이제는 덤덤하게 그 존재를 받아들이게 되었고 그 역할도 알게 되었으니 강아지똥을 통한 유기순환농사는 직접 경험한 사실이기도 합니다.

 

 

 

 

비가 한차례 지나가는 텃밭에서 바쁘게 밭일을 진행하던 느림이 목이 아프다 해서 쉼이 처음으로 카메라를 놓고 강아지똥을 읽고있습니다.

글씨를 읽을 때 혹시 실수할까 신경이 쓰였지만 책을 읽어가며 '아, 정말 그렇구나~'하고 느낀 대목이 있었습니다.

농사를 모르던 때는 강아지똥처럼 사소한 것도 다 쓸모가 있다는 사실에 감동을 했었는데

지금은 길에 떨어진 흙덩이를 소중하게 실어가는 아저씨의 모습에서 '나도 흙이 굉장히 소중한데...'라고 공감했습니다.

같은 장소에서 같은 책을 읽더라도 우리의 경험은 각자 특별한 생각을 만들어 나갑니다.

책읽기가 진행되는 동안 다소 편안한 모습으로 듣고 있었던 신천중 친구들,

3개월간의 농사가 각자의 머릿속에 강아지똥을 어떤 모습으로 그려냈을지 궁금합니다.

[이 게시물은 최고관리자님에 의해 2021-03-24 10:58:41 친환경체험학습에서 이동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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