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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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사업] 텃밭에 나가서 수확 할 수 있는 작물은 대부분 수확을 했어요.

최고관리자
2016.02.16 15:55 10,609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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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6일은 한학기 동안 신천중 텃밭에서 보낸 시간들을 담았던 사진들을 보며

그간 함께했던 밭일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텃밭이란 장소에서 느림과 쉼, 선생님들과 신천중 친구들은

철을따라 심어야 하는 작물들의 씨를 뿌리고 모종을 옮겨심으며 필요한 농사일들을 배워갔습니다.

 

일주일에 한번씩 찾아보는 텃밭에선 항상 해야되는 일이 코앞에 있었습니다.

처음 유기농 퇴비를 주고 밭을 뒤집어 주고나선, 감자를 심었었고

잎채소와 완두콩, 옥수수 씨앗을 뿌렸습니다.

황량했던 밭이 파릇파릇 새싹들이 돋아나기 시작하며 초록색 점들을 찍어 나가자
열매를 먹을 수 있는 고추, 토마토, 가지 등의 모종을 심었고
텃밭 울타리를 둘러가며 키가 클 수세미, 호박, 조롱박 등 덩굴식물과
여름이 지나야 수확하게 될 고소한 땅콩도 심었습니다.

 

날이 더워지며 빽빽히 돋아나는 잎채소들을 솎아주고
또 잎들이 자랄 때 마다 한잎, 한잎 때어주며 수확을 했고
건강하게 자라고 실한 열매를 얻기 위해 물을 뿌리고, 웃거름을 주었습니다.

 

텃밭에선 느림과 쉼, 선생님들과 신천중 친구들은 모두 농부가 되어야만 했습니다.
지저분하다 생각했던 흙을 만지게 되었고
뾰족하고 위험하다 생각되었던 농기구들을 필요한 일에 선택해서 사용했고
냄새나고 자칫하면 옷에 튀어 괴로웠던 웃거름 주는 일도 한번씩 해 보았습니다.

 

더운 땡볕에 앉아서 솎아주는 일과 수확하는 일은 거의 매번 반복되었는데
수확물이 가득했음에도 농사일이 힘든 일임을 알게되었습니다.
그리고, 농사를 짓다보니 우리가 키우는 작물들은
뜻하지 않게 예쁜 꽃을 피워 즐거움을 주었습니다.

 

이렇게 지내 온 순간의 사진들이 시간 순으로 제작된 영화처럼 눈앞에 펼쳐졌습니다.
말 그대로 흙색이었던 텃밭이 금새 푸르게 변했고
그 속엔 농사일에 몰두하는 또는 그늘에서 쉬고 있는 아이들의 모습들이 있었습니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작물들만 싹을 튀우고 자라고 열매를 맺는 것이 아니라
농사일을 하며 조금씩 성장해가는 아이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한학기 동안의 텃밭 기록사진을 함께 본 후엔
세모듬으로 나누어 친구들과 함께 텃밭농사를 되돌아보고 평가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 시간을 통해 궁금했던 것은
농사를 지으며 달라진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는 것
나와 무관했던 자연현상이나 기후에 대해 새롭게 느낀 것이 있었는지
유기농으로 농사를 지으며 깨달아가는 생태순환의 개념들
그리고 땀흘리며 얻게된 노동의 가치에 대한 생각들이었습니다.

 

아이들과 어려운 질문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지만
아이들의 입에서는 아주 서툴고 투박하고 단순한 대답들이 나왔습니다.

 

하지만 우문현답이라고 했던가요?
눈높이를 맞추지 못한 쉼의 질문이었지만
아이들이 던져주는 한마디 한마디의 대답에는
아이들이 가지는 농사에 대한 생각과 고민들이 담겨있었습니다.

 

농사를 짓는 다는 것은 즐겁기도 하고 힘들기도 한 일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할 만 한 일이고

그 일은 아이들이 가져온 상추와 청경채와 완두콩을 함께 먹으며

맛있다며 격려해주고 지지해 주는 가족이 있을 때 의미와 가치를 더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직업으로 농부가 된다면, 나의 삶은 어떨까?'까지 고민하고 있는 아이들을 보게 되었습니다.

 

텃밭에서는 작물들만 자라는 것일까요?

무당벌레도 찾아오고 나비도 찾아오는 텃밭에서는 작물들과 함께 성장해 가는 아이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그렇기에 쉼은 뜨거운 여름방학이 지나고 신천중 친구들과 다시 맞게 될 가을 농사가 많이 기다려집니다.

 

 

                                                                                                                                2012. 7.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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