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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사업] [20120824 신천중 텃밭] 가을 밭 만들기

최고관리자
2016.02.16 15:57 11,951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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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지난 7월 13일 헤어진 이후 밭에서 아이들과 다시 만나는 날입니다.
여름이라는 시간을 아이들도 밭도 건강하게 지냈는지 인사를 나누는 날이라 그런지 첫 시간처럼 설레기도 했습니다.

먼저 밭에 도착해서 그간 자란 작물들의 모습을 사진기에 담았습니다.
볼때마다 쑥쑥 컸던 옥수수는 수확을 끝내고 지금은 말끔하게 정리되어 공동으로 경작할 가을 작물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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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롱박과 오이의 푸르른 빛으로 가득 채워졌을 것이라 예상했던 울타리는 군데군데 비어 있습니다.
오이는 잘 자라 많은 꽃을 피웠는데 벽지로 써도 좋을 만큼 잎과 꽃이 싱그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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밭에서 눈에 띄게 많이 자란 것은 콩입니다.
6월 15일, 잎채소를 거두고 난 자리에 군데군데 심었던 것인데 잎도 무성하고 잎을 들춰보면 꽃이 촘촘히 박혀 피어있습니다.
보랏빛이 살짝 도는 꽃도 있고 하얀색인 꽃도 있습니다. 봄에 뿌린 완두콩은 두달을 키운 후 수확 할 수 있었는데 선비콩과 서리태는 언제 쯤 수확을 할 수 있을지 궁금해 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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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자밭의 무당벌레가 가지에서 여름을 지냈나봅니다.
어떤잎은 잎맥만 겨우 남아있습니다.
그래도 꽃이 피어있고 가지도 달려있네요.
가을이 될 때까지 가지는 풍성하게 수확 할 수 있을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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쉼에게 제일 반가운 것은 고추였습니다.
고추는 물빠짐을 좋게 해야 장마가 지나 간 다음 탄저병이 걸리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합니다.
쉼의 밭의 고추는 지난 여름 모두 시름시름 다 시들어버려 많이 속상했었는데 신청중 텃밭의 고추는 아주 건강하게 잘 있고 이곳, 저곳 고추도 꽃도 많이 볼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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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깨는 여름, 잦은 비에 드디어 싹이 났는지 이제 새록새록 자라기 시작하고 있고 고구마와 땅콩은 잎이 무성합니다.
수명을 다해가는 토마토도 작지만 싱싱한 열매를 맺고 있습니다.
다만 추운 겨울을 날 만큼 튼튼하다는 대파는 더운 여름을 못 이겨내고 풀이 잔뜩 죽어 있는 모습입니다.
느림도 대파가 잘 자라지 못한 것이 아쉬웠는지 다음에 모종을 더 심어야겠다고 합니다.



< 아침 밭의 반가운 손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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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히는 모르겠지만 부전나비과 종류로 은빛 날개를 가진 작은 나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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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아깨비는 초록색을 많이 봤는데 오늘은 말라버린 나뭇가지랑 비슷한 색의 갈색 방아깨비가 보입니다.



< 인사나누기 >


밭의 이곳저곳을 둘러보다 보니 아이들이 밭에 도착했습니다,
머리를 길게 기른 친구, 헤어스타일이 확 바뀐 친구, 그리고 개학준비로 얼마 전 머리를 자른 듯 한 친구..등등
지난 여름방학 동안 달라진 머리모양만 확인했는데도 웃음이 나고 많이 반갑습니다.



얘기를 나누다 보니 방학동안 밭에 나올 수 있는 친구들은 옥수수를 수확해서 맛있게 나누어 먹었더군요.
함께 공동경작 한 옥수수기에 많은 친구들이 나누었으며 좋았겠지만 수확할 수 있는 때가 방학이었으니 어쩔 수 없는 일이겠지요.

이어서 지난 여름 더웠던 이야기와
8월 7일 입추가 지나면서 아침, 저녁으로 선선해진 이야기
8월 23일인 어제는 모기의 입도 삐뚤어지고, 풀도 울며 돌아간다는 처서이니 선선한 가을이 올 것 이라는 절기 이야기를 했습니다.


느림은 시간이 날때마다 절기 이야기를 들려주는데
날씨나 계절의 변화를 느끼고 또 그런 시기에 일어나는 농사일을 기억해두면 능숙한 농부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입추에 배추모종을 내고 처서에 모종을 아주심기 하면 배추를 잘 키울 수 있다’ 뭐 이렇게 간단한 것만 기억해도 가을농사는 반은 성공한 셈이니까요.




< 밭만들기 >


가을 농사를 위한 밭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가을 농사는 김장을 위한 농사이기도 합니다.
겨울에는 푸른 채소를 얻을 수 없기에 배추로 김장을 해서 겨우내 저장해서 먹는데...
배추김치에 들어가는 재료를 꼽아보니
배추, 무, 고추(가루), 마늘, 쪽파, 생강, 갓 등 밭작물만 꼽아보아도 다섯가지를 훌쩍 넘습니다.

신천중은 살림활동으로 배추김치를 담그게 될 지, 알타리김치를 담그게 될 지 모르겠지만 우선 모듬별 밭에는 배추와 무를 키우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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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밑거름을 주고 뒤집은 밭이지만 한번 더 삽으로 밭을 뒤집고 있습니다.
참고로 가을농사 작물들을 자랄 수 있는 기간이 짧기때문에 밑거름도 충분히 주어야 하고
키워가면서 웃거름도 충분히 주어야 크게 먹을 수 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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삽괭이로 가장자리의 흙을 쳐서 올리고 밭의 모양을 만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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쇠갈퀴로 흙을 평탄하게 고르개 펴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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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리를 먹는 무를 심을 곳은 흙을 높게 올리고, 배추를 심을 곳은 그보다 낮게 흙을 두었습니다.

밭을 만들었던 경험이 있어서 일까요?
느림이 짧게 밭만들기에 대해 시범을 보였는데도
선생님들과 아이들은 모듬별로 삽괭이 하나, 쇠갈퀴 하나, 호미 하나를 챙겨서 밭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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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차, 영차’ 힘을 내어 함께 일을 했더니 서서히 밭의 형태가 잡혀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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밭고랑 사이로 물이 고이지 않게 삽으로 길을 내고 있는 친구들도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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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추밭과 무밭이 완성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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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밭을 만들었을 때는 아무것도 없는 빈 곳이라 움직일 수 있는 공간이 훨씬 많았습니다.
가을밭을 만들었던 오늘은 밭고랑 사이, 사이에서 친구들과 함깨 서 있어 비좁기도 했고 농기구를 다룰 때 위험하지 않을까 걱정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이미 밭만들기를 두어번 경험해서인지
아이들은 자신이 움직일 곳에 대해 서로 서로 말을 주고 받으며 공간을 만들었고
일에 필요한 농사기구를 적절히 사용하면서 예쁘게 밭을 만들어 가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밭에서 자라고 있던 작물들을 정리하는 일이 있었는데 이 선택은 참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그래도 가지와 들깨, 고추는 가을까지 두고 먹을 수 있는 작물이라 그대로 두면 되겠는데
토마토는 더이상은 열매를 먹기 힘들 듯 한데 토마토가 달려있는 것 들을 상태에따라 남기기도 하고 뽑기도 해야했습니다.
스스로 이런 결정을 내리기엔 농사에 대해서도 작물에 대해서도 잘 알지 못하니 느림에게 물어가며 정리했습니다.





< 무심기, 무씨 뿌리기 >


시기상으론 배추를 심어야합니다.
배추 모종은 본잎이 세장~네장 나오면 아주심기를 할 수 있는데
틈에서 자라고 잇는 모종은 본잎이 한장~두장 정도로 아직 심기 이르니...
오늘은 무씨를 뿌리는 것으로 만족해야 합니다.

주말이 지나면 태풍 '볼라벤'이 우리나라를 덥친다고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닌데
많은 비가 한꺼번에 퍼붓지만 않는다면 오히려 씨앗이 싹트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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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미자루 간격을 띄우고 골을 내어주고 골에는 30cm 간격으로 무씨를 뿌려줍니다.
한번에 세개의 씨앗을 떨어뜨려 주는데
세개의 씨앗을 뿌리는 것은 혹시 발아되지 않는 씨앗도 있을 수 있기 때문이고
떨어뜨려 심는 것은 나중에 솎아줄 때 서로의 뿌리가 엉켜서 다치는 것을 막기 위해서이기도 합니다.

30cm 간격으로 씨앗을 뿌린 사이에도 간격을 두고 씨앗을 뿌렸는데
이 씨앗은 김장을 하기 전 솎아서 먹을 수 있는 무를 위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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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천중학교 텃밭에서
씨앗을 나누어 가지고
씨앗을 뿌리고
그 위에 흙을 조심스레 덮어주는
아이들과 선생님들 모두의 모습을 보니 마음이 참 평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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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이 보여 준 모습은
아주 작은 씨앗 속에 무한한 생명을 품고 있다는 것을 분명 알고 있는 모습이었으니까요.
너무 오랜만에 밭에서 아이들을 보아서 그랬을 것 도 같구요.



< 농사일지 쓰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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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밭일 중 아이들에게 가장 인상깊었던 일은 무엇일까요?
네모난 밭에 점점이 뿌려진 씨앗과
밭일에 사용된 농기구가 실물 모양으로, 또는 인상적인 모양으로 일지에 그려져 있습니다.

여전히 햇빛을 피하고 싶고 더위와 싸워야하지만
배추김치가 되었건 알타리가 되었건 맛있게 나누어 먹을 김치를 생각하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즐겁게 가을 농사를 지을 수 있을것 같습니다. 

 

2012. 8.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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