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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사업] [20120831_신천중 텃밭] 태풍이 지나간 밭 돌보기와 배추모종 심기

최고관리자
2016.02.16 16:00 11,654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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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27일 월요일 우리나라 전체를 긴장시켰던 태풍 '볼라벤'과 이어서 태풍 14호 '덴빈'도 한반도를 지나갔습니다.
이년 전, 태풍으로 인한 피해를 경험한 탓인지 TV, 아파트 관리사무소, 심지어는 카카오 톡을 통해서도
태풍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에 대해 많은 정보들을 접할 수 있섰습니다.

목요일인 전날까지 비가 내려 오늘 밭일을 할 수 있을지 내내 애가 탔는데
아침에 일어나니 파란 하늘에 떠있는 둥근해를 볼 수 있어 다행이다 싶었습니다.

무엇보다 태풍이 지나간 뒤라 밭의 상황이 어떤지 살펴야 했었고
가뜩이나 가을작물인 배추는
서리로 인한 냉해때문에 기를 수 있는 기간이 짧아 하루의 해를 보는 것 자체가 소중한 일이기에
때를 놓치지 않고 얼른 심어줘야 하기 때문입니다.

아침에 느림과 만나보니
밭의 흙 상태도 농사일을 무난히 할 수 있을 정도로 말라있어
계획대로 배추모종심기를 하기로 했습니다.

배추를 키울 공동경작 밭을 열심히 만들고 있는데
멀리서 '조잘조잘'거리며 다가오는 아이들의 목소리가 들리더군요.

과연 아이들이 태풍이 지나간 뒤의 밭을 보고 보일 반응이 어떨지를 상상해보며 밭만드는 일을 마무리 했습니다.


< 밭관찰하기와 돌보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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밭에 도착한 아이들은 화원 건물이 만들어 준 고마운 그늘에 모여 수업이 시작되기를기다리고 있습니다.
삼삼오오 머리를 맞대고 교실에서 못다한 이야기 꽃을 피우는아이들도 있고
지난 태풍에 밭이 어떻게 변했는지 살피기 위해 멀리 시선을 던지는 아이들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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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내내 지주대도 없이 크게 자리고 있던 콩들이 쓰러진 모습이 제일 먼저 눈에 띕니다.
느림이 콩은 한번 쓰러지면 다시 일어나지 못한다고 안타까워 하는군요.
지난 주 잎을 들춰봤을때 꽃들이 송글송글 맺혔고 꼬투리도 달려 있었는데...
새롭게 꽃을 피우고 또 열매가 달리면 좋겠지만
그동안 맺었던 열매라도 잘 키워서 수확을 하기위해 콩을 세우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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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러져 가는 토마토는 달려있는 열매를 수확하고 뽑기로 했습니다.
파란 토마토는 이제 더이상 빨간 토마토가 되기 어렵다고 하는데...
파란 토마토는 수확해서 장아찌를 만들어 먹으면 아삭한 식감이 좋다고 합니다.

한여름 더운 날보다 조금 선선한 뿐인데 미묘한 날씨의 차이를 토마토 열매는 재빠르게 눈치 채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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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에 키가 큰 가지와 고추는 지주대랑 함께 쓰러져 있습니다.
아직 흰꽃이 피어있는 고추와 보라색 꽃이 남은 가지도 늦여름까지 키우기로 하고 세우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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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확 할 것들은 먼저 수확하고 난 후
뽑아 줄 것들은 뽑고
세워 줄 것들은 세워주고
보는것 만으로도 맘이 어지러웠던 콩은 남은 지주대를 중간중간 꽂아 노끈으로 아름드리 묶어 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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끈을 묶어주며 밑을 살펴 본 콩에는 꼬투리가 무사히 달려있습니다.
비바람에 떨어진 꽃들이 아쉽긴 하지만 이 꼬투리는 잘 키우면 맛있는 콩밥을 먹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밭에는 안타까운 소식만 있는게 아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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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마는 건강하게 잎이 무성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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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콩도 잎색이 짙어지고 키도 부쩍 자란 듯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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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깨는 일주일만에 키가 많이 자랐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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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생명의 탄생은 언제나 기쁨을 주듯이 지난 주 뿌렸던 무씨에서 떡잎이 돋아난 것은 무엇보다 반가웠습니다.
세알씩 떨어뜨려 뿌린 씨앗 모두에서 다 싹이 났습니다.



< 배추모종 옮겨심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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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림이 다락밭에서 씨를 뿌려 키운 배추모종입니다.
본잎이 3~4장 정도 나면 옮겨심기를 하는데 적당히 자랐네요.
유기농상토를 사용해서인지 잎의 크기는 작은데 뿌리는 건강하게 잘 났으니 밭에서 자라는 모습을 잘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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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종 옮겨심기는 이제 능숙하게 하는 아이들입니다.
포트에서 모종을 빼낼때는 모종의 뿌리와 잎이 다칠 수 있으니 장갑보다는 맨 손으로 하는 것이 바람직하고
모종을 심을때도 잎이 약하니까 맨손을 이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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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미자루 간격(약 30cm)으로 모종이 자랄 자리를 잡고
모종을 심은 뒤는 뿌리가 잘 내릴 수 있도록 한두번만 살짝 눌러주며 심어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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밭일이 끝날 무렵 허리를 펴고 하늘을 보니 참 깨끗하더군요.
이렇게 해가 난 날씨가 어떠냐는 질문에
기분이 좋다는 아이, 더워서 힘들다는 아이 등 다양한 반응이 나왔는데
일주일에 한번 만나 밭일을 하는 우리는 오늘은 꼭 배추모종을 심었어야 했기에 아주 고마운 햇님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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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러진 파는 둑을 주어 다시 세워주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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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들은 바쁘게 깻잎을 수확하셨는데, 잎을 딸 때마다 진한 향이 났습니다.

이렇게 선생님들이 수확하신 작물들은
적은 양이지만 각자가 나눠가기도 하지만
수업 내 활동으로 맛있는 음식을 만드는 식재료로도 활용하고 있습니다.

밭을 잘 가꾸는 것도 농부가 할 중요한 일이지만
밭에서 난 수확물을 버리지 않고 알차게 활용하는 것도 중요한 일입니다.
밭에서의 교육에 열심히 동참하시고
또 활용까지 함께 고민해주시는 선생님들이 계셔서
신천중 아이들의 텃밭농사는 생활의 연장선상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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밭일을 마치고 돌아가는 발걸음이 즐겁습니다.

  

< 농사일지 쓰기 >


평소보다 일찍 밭일을 마치고 돌아와 농사일지를 쓰는 시간이 넉넉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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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서인 요즘 아이들이 발견한 자연현상을 물어보니
- 나뭇잎이 약간 노래졌다.
- 서늘해졌다.
는 대답이 몇몇 아이들에게서 나왔습니다.

느림은 여름이랑 다른 것 중의 하나로 매미소리는 작아지고, 대신 귀두라미 소리가 커졌다고 하네요.
귀뚜라미 이야기가 나오자 아이들은 '징그럽다'며 폭발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시흥에 사는 우리가 계절의 변화를 잘 느낄 수 있는 것으로 논이 있습니다.
청명엔 논에 물을 채우고 모내기를 하며
여름이 되면 초록색으로 자라 푸른논을 만들고
가을이 되면 벼는 고개를 숙이고 들판은 황금색으로 변해갑니다.

계절이 바뀌며 느끼게 되는 변화들을 느림이 알아오라고 숙제를 냈습니다.
분명 아이들의 눈으로 아이들의 언어로 기가막힌 대답이 한두갱\는 나올텐데...
다음주 어떤 대답들을 듣게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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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사일지엔 밭의 콩을 쓰러드리고 지나 간 2개의 태풍을 내용이 보입니다.
밭에서 모종을 심고 작물을 돌본 것은 오늘 하루지만
이 아이는 밭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가끔 내리는 비, 쨍쨍하게 빛나는 해, 그리고 시원하게 불어주는 바람이
매일 조금씩 바꿔가는 계절의 변화에 때문인 것을 이미 이해하고 있는 것 같아서 흐믓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2012. 8.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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