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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사업] [20120914_신천중텃밭] 제 각각 자라는 배추들

최고관리자
2016.02.16 16:04 11,383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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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9. 14

가을 농사가 시작된 지 20여일이 지났습니다.
쉼은 '배추가 잘 자랄지"에 대한 기대와 걱정으로 크게 숨을 들이마시고 밭에 들어갑니다.


배추농사가 그리 만만한 농사가 아니라는 생각에
그리고 농약과 인공비료 없이 키우는 '자연산 청정 배추'가 잘 자라주었으면 하는 마음에
이런 저런 복잡한 생각이 뒤섞여 그런가 봅니다.


< 제 각각 자라는 배추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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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배추가 많이 자랐네!' 탄성이 절로 나오는 배추를 보았습니다.
대부분 본잎이 6~8장 정도 나왔지만 본잎이 10장정도 나온 것도 보입니다.

그런데, 같은 밭에 심겨진 이웃 배추는 눈에 띄게 작습니다.
거름이 적게 들어간 것은 아닐텐데, 왜 그럴지 이유를 곰곰히 생각해 보았습니다.

배추는 우리와 경쟁하는 많은 곤충들이 있다고 합니다.
배추벌레, 땅강아지, 달팽이 등등.... 많은 경쟁자들이 우리들이 먹어야 할 배추를 순식간에 먹어치운다고 합니다.

그런데 작은 크기의 배추는 잎이 멀쩡하니 도무지 이유를 몰랐는데
나중에 느림이 흙을 파서 살펴보았더니 뿌리부분이 잘렸다고 합니다.
뿌리가 잘렸으니 물을 먹고 크는 배추가 잘 자랄 수 없겠지요.

군데군데 죽어가는 배추는 새로운 것으로 다시 심어주기(보식)를 했습니다.
모종을 심기엔 좀 늦은 감이 있지만 조금이라도 살림에 보탬이 되도록 잘 자라주면 좋겠습니다


어쨌든 배추들이 같은 크기로 자라지 않고 제각각 크고 싶은대로 자라고 있는 모습을 보니
신천중 친구들처럼 '개성이 아주 강한 배추들'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 밭의 작물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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틈이 생길 때마다 심었던 쪽파에선 촘촘하게 싹이 힘차게 올라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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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가을 아욱도 새순이 돋아나고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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옮겨심은 당근도 제법 잘 자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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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수수는 씨앗이 한꺼번에 떨어졌는지 왕창 몰려서 빽빽하게 싹이 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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밭 중간중간에는 토마토싹도 돋아나고 있습니다.


지난 봄과 여름 길렀던 작물들의 씨앗들이 곳곳에서 얼굴을 내미는데 그저 신기하고 대견할 따름입니다.

새싹은 돋아났지만 그 열매를 먹기까지 자라기를 바라는 건 어림도 없는 일이라 아쉬운 마음도 함께 들긴합니다.


< 배추벌레 잡기 >

배추 옆에는 씨앗을 뿌린 무가 무럭무럭 자라나고 있는데 잎 모양새를 살펴보면 비상사태가 일어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동글동글 짚푸른 것은 벌레의 알이 아니고, 배추벌레의 똥입니다.

이런 똥들을 따라가면 배추벌레를 발견 할 수 있는데 이 녀석들은 아침 일찍 일어나 활동하고 해가 뜨면 쏙 숨어버린다고 합니다.

그리고, 자라는 속도가 상상을 초월해서 하루 이틀 지나면 우리가 먹을 배추잎을 몽땅 갉아 먹는다고 하니 보이는대로 잡아야 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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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추벌레는 꼭 잡아야 한다는데, 이거 참 큰일았습니다.
죽이는 방법이라는 것이 좀 거시기해서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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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추벌레 똥을 찾아 가기도 하고 꼼꼼히 무잎과 배추잎을 살펴보다보니 하나, 둘씩 베추벌레가 체포되기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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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추벌레를 잡았다면 손 위에 올려놓고 보여주는 친구.
벌레를 보여주고는 멀리 던져버리려고 하는 것을 '꼭 죽여야 한다.'고 말해주었습니다.

지난 여름, 감자밭의 무당벌레와 알을 잡았던 경험이 있어
오늘의 배추벌레 소탕작전은 그래도 큰 소동없이 진행되었습니다.
이 모든 것이 다 겨울에 먹을 김치때문이라는 사실또한 모두가 알고 있어서이기도 할테구요.


< 무 솎기 >

배추벌레 잡기가 끝난 후
쑥쑥 자라고 있는 무가 편안하게 자랄 수 있도록 솎아주기를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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쏙쏙 잘 빠지는 무 솎기는 한편으론 재미있기도 합니다.
솎아주기가 끈난 후는 뿌리가 크게 크도록 북을 주며 밭정리를 했습니다.


< 갓씨 뿌리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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밭일이 일찍 끝난 친구들은 밭의 울타리를 따라 거름을 준 땅에 김장에 쑬 갓을 말 그대로 '씨뿌리기'를 했습니다.
김장을 위한 가을의 밭일도 주어진 시간이 짧다 싶을 정도로 참 많고, 심을 수 있는 작물들도 다양합니다.
이 모든 작물들이 무럭무럭 잘 자라서, 맛있는 김장을 했으면 좋겠군요.


< 밭의 경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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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농사를 시작할 무렵,
우리들이 다니는 길엔 작은 경계가 생기고 누군가의 작은 밭이 만들어졌습니다.

그런데 그 경계가 분명치 않으니
아이들이나 선생님들이나 아차하면 이웃의 밭을 밟기 일수였습니다.

내가 돌보는 밭은 아니지만 밭의 작물들이 밟히는게 여간 신경이 쓰이는게 아니라서 나뭇가지로 경계를 만들어 보았는데
그후론 아이들도 조심조심 돌아가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밭의 경계를 표시하는 일이 중요합니다.

만약 누군가가 나의 밭을 밟고 지나간다면
앞으로는 밟고 지나가는 사람의 부주의만을 탓하기 전에
내가 그 경계를 분명히 했는지 먼저 살펴야 할것 같습니다.

함께 농사를 짓는 농부라면 일부러 작물이 심겨진 밭을 밟지는 않을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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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들어 흔히 보게되는 나비와 흙색과 닮은 메뚜기입니다.
이 녀석들은 밭에 선명하게 경계가 있던 없든 이 모든 세상이 다 자신들의 것인 양 맘 놓고 찾아오고 있습니다.


< 요즘 절기, 백로 >

아침저녁과 낮의 일교차가 커지는 계절입니다.
이렇게 커진 일교차때문에 아침일찍 일어나 밭의 작물들을 보면
잎 끝에 대롱대롱 메달려 있는 하얀이슬을 볼 수 있습니다.

자연의 시간을 따르는 24절기의 '백로'는 이런 하얀이슬이 맺히는 때를 일컫는 말입니다.

앞으로는 조금씩 추워질 날들만 남았으니
우리의 텃밭일도 심는 것 보다는 키우는데 더 힘써야 되겠고
여름내내 자랐던 땅콩, 고구마 등을 캐며 수확의 즐거움을 맛 볼 준비만 하면 될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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