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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사업] [2012년 10월 19일 매화중텃밭이야기] 수확의 철, 가을

최고관리자
2016.02.16 16:18 11,076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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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콩 나누기>
지난주에 캤던 땅콩을 정용자 선생님이 깨끗하게 씻어 말려두셨다.
수확한 땅콩중 실하고 예쁜 땅콩 열개씩을 골라 내년에 심을 씨앗으로 저장하기로 했다.
일부는 오븐에 구워 나눠 먹었다. 오븐에 땅콩 굽기~ 생각못했는데 손안가고 맛있고 괜찮은 방법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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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타리 솎아주기>
밭으로 나가 알타리를 솎았다. 두,세개씩 뭉쳐서 난 것들은 뽑아서 공간을 선선하게 만들어주고 무가 실하게 자랄 수 있도록 솎았다. 아이들은 솎아주는 일을 참 못한다. 손가락을 섬세하게 움직여야 하니 하다보면 속이 터지는지 끝까지 못하거나 아예 뭉텅 뽑아버리거나 한다. 그래서 이번엔 한 사람씩 불러서 천천히 같이 일했다. 일대일로 설명을 하니 그래도 제법 일들을 했다. 물론, 한사람씩 일하는 동안 나머지 아이들은 씨름장에서 신나게 놀고.

솎아준 알타리가 꽤 됐다. 지수와 도윤이가 솎은 알타리를 가져갔다. 솎은 야채는 직접 살림을 하면 솔솔한 재미지만, 살림 안하는 집에선 처치곤란 애물단지여서 욕심내지 말고 부모님이 반가워할만한 것인지 잘 생각해보라고 했지만, 알타리를 가져가려는 경쟁은 치열했다. 치열한 경쟁을 뚫고 두 녀석이 가져가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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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은 수확의 철>
가지와 갓끈동부는 이제 끝물인 듯 하다. 혜미도 오랜만에 밭에 나와서 수확물을 알차게 챙겨갔다. 혜정이는 알타리를 차지하지 못해 무척 아쉬워하는 눈치였다. 하지만, 민우는 여전히 자기네 할머니가 키우는 것에 비하면 볼품없다며 수확물엔 관심이 없다. 예성이는 땅콩을 아주 좋아하나보다. 나눔을 하기도 전에 생땅콩을 열심히 먹더니 나눔하고 나서도 자기 땅콩의 양을 유심히 살핀다. 집에 가는 길에 봤더니 길에서 연신 땅콩을 먹는 모습이 귀엽다. 잘 먹는 모습을 보니 생각 같아선 땅콩을 한주먹 얹어주고 싶었지만 여럿이 나누려니 워낙 적은 양이었다. 현규는 자기 밭에서 밥에 넣어먹을 밤콩을 한봉지 수확했다. 애지중지, 양손에 땅콩과 밤콩을 주렁주렁 매달고 하교하는 모습이 제법 농부스러웠다. 내가 농부여서 그런지 다른 건 몰라도 수확물에 욕심을 내는 것을 보면 밉지가 않다. 자기가 키운 걸 열심히 먹는 것도 예쁘다. 물론 일 안하고 얻기만 하려는 아이들은 빼고 말이다.
민우도 자기가 키운 작물에 좀더 관심을 가졌으면 좋으련만. 난 언제쯤이면 민우에게 민우할머니 반만큼이라도 인심을 얻을 수 있을라나... 민우할머님 연세가 될 때 쯤?

<시 한편>
오늘은 일지를 쓰면서 시 한편을 아이들에게 읽어줬다. 읽어주니 아이들이 초등학교 때 교과서에 나왔던 시라며 아는 척을 한다. 김용택 님의 <콩, 너는 죽었다>
마침 현규가 콩을 수확한 날이기도 하고, 가을 냄새 물씬나는 시에다가 농사짓는 아이들에게 공감을 얻을만한 시 같아서. 하지만 생각해보니 나한테는 가을냄새 물씬 나지만 콩타작을 해본적이 없는 아이들이 공감하기는 어려웠던 듯하다. 매화동에서 살다보면 가을엔 타닥타닥 두둘기는 소리가 나는데 이게 콩타작하는 소리라고 일러줬더니 들어봤다며, 고개를 끄덕거리는 아이들이 있다.



<콩, 너는 죽었다>/김용택

콩타작을 하였다
콩들이 마당으로 콩콩 뛰어나와
또르르또르르 굴러간다
콩 잡아라 콩 잡아라
굴러가는 저 콩 잡아라
콩 잡으러 가는데
어, 어, 저 콩 좀 봐라
쥐구멍으로 쏙 들어가네

콩, 너는 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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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추들이 아직도 성장을 멈추고 있다.
쌀뜨물, 오줌으로 웃거름도 주고 물도 흠뻑 줬으니 어린 농부들의 기특한 노동에 배추들도 풍성하게 답해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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