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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사업] [2012년 10월 글로벌중 텃밭] 가을작물의 대표주자, 배추가 자란다.

최고관리자
2016.02.16 16:48 11,426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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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월 15일 활동 >

- 3주동안 밭에서 일어 난 일
- 땅콩 수확하기

추석휴일과 시험으로 10월의 텃밭교육은 2주를 쉬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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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여일만에 다시 찾은 글로벌 중학교의 등나무그늘엔 아이들이 없으니 고즈넉하고 제법 가을의 운치가 느껴집니다.
이제 저 계단을 오르면 아이들이 텃밭에서 보낸 3주의 시간을 볼 수 있을텐데 기대 반, 걱정 반으로 텃밭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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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주기와 웃거름 주기에 소홀했다면 절대로 자라지 않았을 배추가 눈에 가장 먼저 들어옵니다.
배추 속엔 작은 잎들이 오밀조밀 고개를 내밀고 겉잎은 큼직하게 자라 활짝 펴져있습니다.

못 보았던 시간동안 부쩍 자란건 배추인데,
배추를 본 순간부터 아이들의 얼굴이 배추랑 겹쳐지며 '녀석들, 그동안 수고했네~'라는 혼잣말이 절로 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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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밭에 심겨졌어도 여러가지 이유로 크게 자라는 배추가 있고 작게 자라는 배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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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름 비슷한 크기로 사이좋게 자라는 배추도 있습니다.
이 밭의 주인은 벌써부터 노끈으로 배추를 묶어주기도 했는데
배추 묶어주기까지 한 것을 보니 그동안 배추밭을 여러 번 드나들며 돌본 모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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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배추엔 드디어 진딧물이 나타났습니다.
수분이 부족하면 나타나기 때문에 초기에 물을 잘 주고
나타나기 전에 우유를 잎에 뿌려주면 얇은 막이 형성되서 쫓을 수 있는데
이미 나타났으니 없애는 방법과 날이 추워지기를 바라는 것 외에 뾰족한 방법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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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추와 함께 심었던 쪽파는 씨를 심었던 모양대로 자라고 있습니다.
쪽파씨를 하나씩 떼어 심은 곳에서는 하나씩 자라고 두개씩 떼어 심은 곳은 두개씩...
쪽파는 같은 밭에서는 비슷한 크기로 자라고 있고, 커가는 속도는 밭마다 차이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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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여름 심었던 대파와 서리태, 그리고 땅콩입니다.
작은 땅콩은 이제야 새로 싹이 났습니다.
이제 곧 추워질 날씨에 열매를 맺을 정도로 크지는 못할텐데도 가을에 보는 어린 새싹이 반갑기는 했습니다.
지난 봄 심었던 땅콩은 오늘 수확을 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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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하나, 둘씩 등나무 그늘 아래로 모이는 동안 몇몇 아이들은 텃밭을 둘러보았습니다.
스스로 텃밭으로 뛰어 올라가는 모습은 낯 선 풍경이었는데 아이들을 자연스레 텃밭으로 이끌었던 것은 무엇이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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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만나 그동안 밭의 변화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아이들도 배추가 눈에 띄게 자라는 모습을 보는 것이 꽤나 즐거운 일이었던 모양입니다.
자신들의 배추가 자란 것 뿐 아니라 누구의 배추가 잘 자라고 있는지도 알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오늘 할 일인 땅콩 수확에 대해 이야기 해 주었습니다.
아이들은 농사를 시작하며 작부계획을 스스로 했던터라 일부만 땅콩을 수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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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글로벌의 텃밭은 사실 거둬들일 것이 많지 않았던 인색한 밭이었습니다.
지난 봄에 심었던 가지, 고추 등을 조금씩 수확했던 기억 외엔 수확 할 작물이 거의 없었는데
흙이 땅콩을 키워내기에 물빠짐이 좋았는지 열매가 제법 크고 실하게 달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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텃밭의 작물이 눈에 띄게 자라는 것을 바라보고
또 그 결실을 거두며 느끼게 되는 기쁨을 경험하는 것은
아이들이 텃밭에서 지낸 시간을 보람된 것으로 기억하는데 큰 역할을 하는 것은 분명합니다.

밭에서의 시간이 따분하고 지루하기도 하고,
또 누군가에겐 그냥 흘려보낸 시간이 되기도 하겠지만
흙을 만지며 씨앗과 모종을 심었던 순간
허리굽혀 작물을 보듬고 벌레를 잡아주었던 순간
또 덥고 가물었던 지난 여름 땀흘리며 물을 주었던 순간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결실을 실제로 두눈과 두손으로 보고 확인하는 시간일테니까요.


< 10월 29일 활동 >

- 배추의 진딧물 잡아주기
- 진딧물의 천적인 칠성무당벌레 애벌레 관찰하기
- 배추 묶어주고 콩 수확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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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깊어가고 있습니다.
가을이 깊어가며 텃밭과 텃밭을 둘러싼 풍경들도 변하고 있습니다.
텃밭의 작물들은 가을을 맞으며 영글어가고 겨울을 준비해야 되는 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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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추와 함께 심었던 쪽파는 탐스럽게 가지런히 자라고 있고
문을 잠그고 먹는다는 맛 좋은 가을의 아욱도 제법 자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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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경장 밭의 조롱박은 늦은 가을임에도 하얀 박꽃을 피우고 열매도 맺어 있습니다.
생명력이 강한 수세미도, 호박도...
그런데 덩굴로 자라는 수세미, 호박, 조롱박 모두 울타리가 아니라 땅에서 주렁주렁 열리고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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꼼꼼히 살펴보면 속이 찬 배추도 몇개 보이기는 합니다만,  대부분의 배추는 속이 차진 않았습니다.
그래도 겉잎은 탄성이 나올 정도로 큼직하게 자라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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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아랫밭의 배추들은 좀 사정이 다른 것 같습니다.
잎 전체가 힘없이 땅에 퍼져있는 것이 있는가하면 진딧물이 와글거리기도 합니다.
날씨가 추워지면 진딧물은 저절로 진정이 될거라 생각했었는데 이거 큰 오산이었나 봅니다.


진딧물이 와글거리는 배추를 가만히 들여다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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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보기 힘든 말로만 들어봤던 칠성무당벌레가 다 보입니다.
꼭 해충일 것 처럼 생긴 화려한 색의 애벌레도 와글거렸습니다.
칠성무당벌레는 먹이인 진닷물이 얼마나 많았던지 말 그대로 칠성무당벌레의 한살이 관찰이 가능할 정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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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외에도 까만색과 초록색의 꿈틀거리는 것들도 많이 보입니다.
까만 녀석은 김장무와 알타리에서 많이 보이는 무잎벌의 애벌레라고 한답니다.


이 모든 것을 보게 될 아이들의 반응은 과연 어떨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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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에게 무점벌 에벌레를 보여준 후, 오늘 해야 할 일들을 이야기 하는 느림입니다.
배추 살피며 에벌레 잡아주고, 진딧물 잡아주고, 배추도 묶어주고, 콩도 수확하고... 등등

아이들은 남자든 여자든 벌레를 보는 것만으로도 텃밭 전체가 술렁거립니다.

게다가 진딧물이 가득한 배추는
키워야 할 지 먹어야 할 지 뽑아 버려야 할 지가 걱정거리가 되어 남았습니다.
진딧물을 배추에서 없애버리는 방법을 시범을 보여달라고 졸라대는 아이들 성화에
눈 꼭 감고 살짝살짝 눌러주었던 제 노력에도 불구하고
그대로 따라하는 아이들도 찾아보기 어려웠답니다.
우리의 경쟁자인 벌레들과는 친해지기도 어렵지만 완전한 적이 되기도 어려운 것 같습니다.  

배추를 묶어줄 볏짚은 매화동의 논에서 주워 온 것입니다.
플라스틱, 비니르 노끈 등 쉽게 구할 수 있는 값 싼 화학제품들이 넘쳐납니다.
수고스럽지만 몸을 움직여 사라 없어 질 볏짚, 자연에서 얻은 것을 사용하여 배추를 묶어 준는 느낌은 왠지 뿌듯합니다.


"자~, 다들 열심히 배추를 묶어보자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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볏짚을 사용하는 것이 노끈보다 훨씬 수월하게 배추를 묶을 수 있다고 하는군요.
느림이 능숙하게 배추를 묶어 매듭을 지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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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워만 보이던 배추 묶는 일,
배추가 작긴 하지만 혼자서 아이들이 하기엔 벅찬 일입니다.

자연스레 둘 씩 짝을 이뤄 도와주고, 도움을 받으며 배추를 묶는 모습이 정겹게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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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추를 묶어주고 콩을 수확하고 나니 텃밭이 훤하게 정리되었습니다.
그동안 중간에 자리잡은 콩이 꽤나 자리를 많이 차지하고 있었던 모양입니다.
허전하다기 보다 정리되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이제 배추와 쪽파만이 남은 텃밭입니다.
남은 시간 동안 두 작물이 더 건강하고 더 크게 자라서 조금이라도 살림에 보탬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이 게시물은 최고관리자님에 의해 2021-03-24 10:58:41 친환경체험학습에서 이동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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