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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사업] [20121102_신천중 텃밭] 배추 묶어주기

최고관리자
2016.02.16 17:52 11,406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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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11. 2

겨울이 다가오고 있는 가을, 일주일에 한두차례는 비가 내리는 요즘입니다.
기억을 더듬어보려해도 비가 어떻게 내렸는지 생각이 나지 않습니다.
하기사 비오 오던, 가뭄이 들던 생활에 별 제약을 받지 않고 살아왔기에 무심했던 이유겠지만요.


느림은 날이 추워질 것을 만날때마다 걱정하는 눈치였습니다.
'겨울이 되면 추워지는 건 당연한 일일텐데...'
그 이유가 다 텃밭농사 때문이라는 걸 알고나니 농사꾼으로서의 느림을 또 다시 보게 되었답니다.

김장하기전 배추와 무가 얼지 않을까하는 걱정때문이었습니다.
그리고 오늘 신천중 아이들이 배추를 묶어주어야 하는데 너무 춥지 않을까 하는 것이 또 걱정이었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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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늘이 진 곳에서 밭을 둘러보는데 많이 추웠습니다.
이른 아침, 배추가 심겨진 텃밭은 햇빛이 따스하게 비추고 있었습니다.
얼른 햇빛 속으로 들어가 따스한 온기를 느끼며
그간 텃밭의 작물들이 잘 자란 이유 중의 하나가 햇빛이 잘 드는 밭의 위치도 한몫 했겠구나 생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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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운 날씨에도 배추와 무는 잎이 파릇한 것이 싱싱하기만 합니다.
가을이 오고 겨울이 오면 넓은 잎을 가진 모든 잎은 다 낙엽처럼 색이 바래며 시들어 갈 줄 알았던 그간의 고정관념을
두툼하고 까실까실한 배추와 무잎이 통쾌하게 깨뜨려 주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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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깨의 잎은 추위에 시들시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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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장을 둘러가며 뒤늦게 열매를 맺고 자라기 시작한 조롱박과 수세미는 더 추워지기 전에 거둬야 되겠구요.


< 추워진 날씨, 텃밭 둘러보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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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사이 아이들의 옷은 두꺼운 겨울옷으로 바뀌었고
밭을 둘러 볼 때에도 두 손은 주머니에 들어가 있습니다.
갑자기 추워진 날씨때문에 과연 아이들이 배추 묶어주기를 잘 할 수 있을까 걱정이 되었습니다.


< 볏짚으로 배추 묶어주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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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추를 묶어주는 재료는 매화동 추수가 다 지난 논에서 느림이 주워온 볏짚입니다.
대부분의 배추들은 노끈으로 묶여져 있지만
자연에서 얻을 수 있고 또 다시 사용할 수 있는 재료를 사용하여 묶는다는 생각을 하니
조금이지만 자연에 보탬이 된 것도 같아 뿌듯하기도 했답니다.

두세가닥의 볏짚의 부드러운 윗부분을 이용해 매듭을 만들고
매듭을 지은 볏짚으로 배추를 두릅니다.
그리고 마무리는 볏짚의 끝부분을 배배 꼬아 엮은 다음
배추 사이로 쏙~ 넣었다 빼어주면 완성입니다.

볏짚을 이용하면 노끈보다 배추잎도 덜 상하고 오히려 묶어주기 수월하다고 합니다.
그런데 요 볏짚이 아주 귀한 몸이라고 하는군요.
갈무리가 끝난 논에서도 볏짚은 소의 여물로 팔 수 있어 하얀비닐에 챙겨놓는답니다.
조상들에겐 너무도 당연했던 여물을 먹였던 방식이 수입되는 값 싼 사료에 밀려나는가 싶었는데
사료가 점점 비싸지니 여뮬을 먹이는 농가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지요.


자~, 본격적으로 배추를 묶어주기가 시작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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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추잎이 싱싱하고 잎도 많아 보기는 아주 흐믓했는데, 묶어주려니 아이들이 따갑다고 장갑을 찾습니다.
그런데 배추를 묶을 때 장갑을 끼면 배추잎도 찢어지기 쉽고 일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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볏짚을 매듭짓는 일부터 선생님께서 설명해 주셨고
처음하는 일이라 쉬운 일은 아니었지만 차근차근 아이들이 매듭 만들기부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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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듭짓기보다 더 어려웠던 배추 묶어주기는
선생님과 함께, 친구들과 함께 서로 도우며 하나씩 하나씩 묶어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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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 된 모습이 다르긴 하지만
어느덧 끝나지 않을 것 같던 배추 묶어주기도 끝이 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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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과 아이들은 흐믓한 맘으로 배추밭을 둘러보고 있습니다.  


< 수세미 수확하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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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밭에 들렀을 때부터 수세미에 지대한 관심을 가졌던 아이가 친구와 함께 수세미 하나를 수확했는데
오늘 수확한 수세미는 살림활동의 하나로 수세미스킨을 만들 예정입니다.
그리고 나머지 2~3개의 수세미는 아직 크기가 작아 최대한 더 키워보고 수확하기위해 남겨두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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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느 때처럼 무잎도 속아주었고, 깻잎과 고추도 수확을 했습니다.


< 시금치 씨앗 뿌리기 >

추운 날씨에도 푸른 배추잎을 보며 신선한 충격을 받았는데
이렇게 추운 날 씨앗을 뿌리기도 한다는 사실에 다시 한번 놀랍니다.

겨울을 나는 작물을 월동작물이라고 부르는데 시금치, 마늘, 양파, 대파가 추운 겨울을 난다고 합니다.

모든 일이 끝나고 지치지도 않는 아이들과 다시 밭을 만들고 시금치 씨앗을 뿌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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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에 맛보는 시금치는 그 맛이 아주 달다고 합니다.
아이들은 오늘 뿌린 씨앗을 겨울방학이 지나면 추운 겨울이 키워 낸 시금치로 맛보게 되겠지요.

일하기엔 추울 것 같아 걱정이 컸던 날씨였지만
몸을 움직이며 일하다보니 금새 추위는 잊을 수 있었습니다.
어떤 일을 하든 열심히 따라주고 즐겁게 일하는 아이들 잎에선 추위도 맥을 추지 못하더군요.

하지만 김장이 예정된 3주 후, 겨울은 깊어만 갈텐데 또 걱정입니다.
입동이 다가오고 소설인 그날(11월 22일)까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들과 선생님들의 고생을 조금이라도 덜어주게 추위가 참아주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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