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생활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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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초&중등] 응곡중학교 조리실습교육 - 1차시(2014.05.02)

최고관리자
2016.01.28 07:10 7,627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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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조리실습 시범교육이후 본교육으로 이어진 3개교 중 첫번째로 응곡중학교의 수업이  진행되는 날이다.

영양선생님과 수차례 만남과 통화를 하면서 수업에 차질이 없도록 준비한다고 했지만 현장에서는 역시나 구멍이 보인다.

 

학교마다 인사말이 다르다. '효도하겠습니다''사랑합니다''행복하세요'...

그저 형식적인 인사말일지도 모르겠지만 학교마다 특징이 있는 것 같아 참 듣기가 좋다.

 

'사랑합니다' 인사를 마치고 강사선생님 소개를 하고 강의를 시작했다. 

응곡중학교에서는 윤춘혜선생님께서 강의를 맡아 진행하신다.

오늘의 주제는 "GMO는 무엇인가요?" 이다.

우리의 일상에 알게 모르게 깊숙히 파고 들어온 GMO식품들...

아이들이 조금이라도 변화되는 모습을 기대하며 수업에 들어갔다.

중학교 1학년이라 그런지 아직도 앳되고 순수한 모습이 역력하다.

이론수업도 너무나 진지하게 듣는 아이들...

음료수에도 액상과당의 형태로 GMO가 들어 있다고 하니

여기저기서 '으~~~ 어떻해''그럼 뭐 먹어야하지?' 등 다양한 반응이 나왔다.

다시는 GMO식품을 안먹을것 같은 결의에 찬 눈빛들이 여기저기서 보였다.

그 눈빛과 다짐들이 좀 오~~래 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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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실습은 '콩나물 무밥과 두부된장국+ 오이피클' 이다.

한모둠이 결석을 해서 오늘은 4개의 모둠으로 진행을 했다.

요리를 한다니 모두들 칼부터 집어든다.

'얘들아!!! 재료준비부터해야지... 콩나물 씻을 사람, 무씻을 사람, 냄비 닦을 사람~~~'

아이들에게 각자 하나씩의 임무를 맡기고 실습을 시작하였다.

'선생님! 무 비닐 벗겨야 해요?'

'선생님! 콩나물은 몇번씩 씻어요?'

'선생님! 양파는 껍질 벗겨야 하지요?'

여기저기서 선생님 부르는 소리가 커져만 간다.

이런저런 질문들이 나올거라 예상은 했지만 무의 비닐을 벗기고 씻어야 하냐는 질문에는 그냥 헛웃음만 나올 뿐이었다.

  

 


 

'이 콩나물은 뭐 할꺼니?' '콩나물 삶으라고 해서요...'

콩나물을 삶는건지 콩나물국을 끓이는 건지 알수 없는 물의 양에 다같이 웃음보를 터뜨렸다.

몰라서 그런것이니 그냥 다같이 웃을 수 밖에....

소금간을 조금해야한다니 소금을 얼마큼이나 넣어야 하는 건지 묻는다.

"조금만" 이라고 답해주고 학생들의 행동을 살펴보았다.

서로 의논을 한다. "조금만이면 얼마큼일까?''이렇게 아주 조금 넣으면 되지 않을까?'

'그래 그정도면 될것 같아'

서로 마주보며 큰일을 해낸듯이 방긋 웃는다.

손을 살펴보니 엄지와 검지사이로 소금 몇알을 붙여 놓은 듯 하다.

좀 더 참견해주고 싶었지만 그냥 지켜보기로 했다.







 

여기저기서 탕탕탕 도마에 칼 부딛치는 소리가 난다.

무채를 써는 남학생의 야무진 칼질에 등을 토닥여주니 아이가 빙긋이 웃어준다.

무심한 듯 씽긋 웃어주는 남학생의 모습에서 왠지 모를 믿음같은것이 생겨나는 것 같았다.

그 믿음에 답하기라도 하듯 남학생의 손끝에서 칼질에 점점 자신감이 붙는 듯 했다.

 


 

콩나물을 싫어하는 아이도 있었고, 무를 싫어하는 아이도 있었다.

처음 끓여 본 된장국이 왠지 모르게 쓴맛이 난다며 역시 조미료가 들어가야 한다고 농담아닌 농담을 하는 친구도 있었다.

오늘 먹지는 못하지만 앞으로 남은 실습을 위해 밑반찬으로 피클도 만들었는데,

행여나 자기것이 다른 모둠과 바뀔까 나란히 줄을 세워 놓는다.

깜박잊고 이름표를 안단채로 냉장고에 넣어놨는데 자기 모둠걸 찾을 수 있을지 걱정이다.

 

각 모둠별로 콩나물 무밥을 만들고 된장국을 끓여놓고 모여 앉는다.

배가 고플시간이어서 그런지 꽤 많은 양이었는데도 아이들이 남김없이 각자 완성시킨 밥과 국을 먹는다.

콩나물을 싫어한다던 아이도, 무를 안먹는다는 아이도, MSG가 필요하다던 아이도 찾을 수가 없었다.

모두 다 처음 만들어 본 음식을 정말 맛있게 먹는다.

만든 음식을 남기면 안된다는 말을 하니 대접째로 국을 마시는 남학생도 있다.

아이들의 얼굴에 웃음이 가득하다.







 

'급식이 맛있니 아님 우리가 만든 콩나물 밥이 맛있니?' 맛있게 먹고있는 아이들에게 물었다.

아이들은 모두 우리가 만든것도 맛있는데 급식이 더 맛있다고 한다.

영양선생님 얼굴에 웃음이 가득하다.

'아이들이 괜히 그러는 거예요~~ '하시면서도 급식에 대한 자부심을 느끼시는 듯 했다.

부모님이 늦게 오셔서 밤 9시나 되야 저녁을 먹는다는 친구는 이제 콩나물 밥 해놏구 엄마를 기다릴 수도 있겠다고 말한다.

그 여학생의 마음이 기특하고 참 예뻤다.





 

밥을 먹으면서 다음에는 뭐하냐고... 맛있는거 했으면 좋겠다고... 아이들이 또 기대에 찬 눈동자로 우리를 본다.

마지막 설겆이와 그릇정리를 하고 아이들은 '안녕히 계세요~~ '큰소리로 인사를 하며 조리실 문을 나갔다.

아이들에게 조리실습은 그저 즐거운 체험학습이었을까? 

이 시간이 즐겁기만한 시간이 아닌 내가 먹는 것에 조금은 생각할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 

갑자기 내린 소나기에 아이들의 하굣길이 걱정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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